돌아가기 9-10화
시작의 신호
EPISODE 09
제9화
고시원 방. 낮. 노트북 화면에 코드가 빼곡하다. 남자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단말기가 옆에 놓여 있다.

Day 5. 오전 9시.

단말기가 지시를 보냈다.

◈ AI TEAM LEADER 미션 #001 카운트다운: 600:00:00 오늘의 목표: 홈페이지 구축 CEO, 홈페이지를 만든 적이 있습니까?
박진호
"없어. 그쪽은 IT팀이 했으니까."
◈ AI TEAM LEADER 상관없습니다. 코드는 제가 작성합니다. CEO는 세 가지만 정하십시오. 1. 홈페이지에 뭘 담을 것인가 2. 어떤 느낌으로 만들 것인가 3. 도메인은 준비되었는가

진호는 생각했다. 홈페이지에 뭘 담지.

음악이 있었다. 유튜브에 올린 3곡. 웹소설을 쓸 거였다. 그리고 — 나중에 스마트스토어와 연결할 수도 있었다.

박진호
"음악이랑 소설을 올리는 사이트. 어두운 느낌. 도메인은 이틀 전에 샀어."
◈ AI TEAM LEADER 충분합니다. 구조를 설계합니다. 메인 페이지 ├─ 음악 (유튜브 임베드) ├─ 소설 (회차별 페이지) └─ 소개 코드를 생성합니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단말기 화면에 코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빠르게. 줄 단위가 아니라 블록 단위로. HTML, CSS, JavaScript — 진호가 이름만 아는 것들이었다.

15년 동안 IT팀에게 "이렇게 만들어줘"라고 지시만 했다. 코드를 직접 본 적은 없었다. 아니, 볼 필요가 없었다.

지금은 달랐다. IT팀이 없었다. AI가 코드를 써주지만, 그걸 어디에 올려야 하는지는 진호가 알아야 했다.

박진호
"이 코드를 어디에 넣으면 되는 건데."
◈ AI TEAM LEADER 서버가 필요합니다. 가장 저렴한 방법: VPS (가상 서버) 월 $5. 도메인과 연결하면 전 세계에서 접속 가능합니다. 설정을 안내하겠습니까?
박진호
"월 5달러면... 6,500원?"
◈ AI TEAM LEADER 그렇습니다.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전 세계에 열리는 서버입니다.

커피 한 잔. 서초동에서는 매일 아메리카노 두 잔을 마셨다. 8,000원. 생각도 안 하고 썼다.

지금은 6,500원이 크다. 잔고 42만 원. 하지만 — 사업을 하려면 인프라가 필요했다. 15년 전에도 사무실 보증금을 내고 시작했다. 이건 그것보다 싸다.

박진호
"해."
* * *

오후 2시.

VPS를 신청했다. 해외 서비스. 영어. 단말기가 하나씩 안내했다. "이 버튼을 누르십시오." "서버 위치는 서울을 선택하십시오." "운영체제는 Ubuntu를 선택하십시오."

서버가 생겼다. IP 주소가 나왔다. 숫자 네 묶음. 이게 서버의 주소라고 했다.

다음 단계. 도메인을 서버에 연결.

◈ AI TEAM LEADER 도메인 구매처에서 DNS 설정을 변경합니다. A 레코드에 서버 IP를 입력하십시오.

DNS. A 레코드. 단어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박진호
"A 레코드가 뭔데."
◈ AI TEAM LEADER 도메인(이름)과 서버(주소)를 연결하는 설정입니다. 사람 이름과 집 주소를 매칭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건 알겠다. 문제는 어디서 어떻게 바꾸느냐였다.

단말기가 단계별로 안내했다. 도메인 구매처 로그인 → DNS 관리 → A 레코드 추가 → IP 입력. 스크린샷이 필요 없었다. 글자로 된 지시만 따라갔다.

입력. 저장.

박진호
"됐나?"
◈ AI TEAM LEADER DNS 전파에 최대 48시간 소요됩니다. 보통 30분~2시간 내 적용됩니다. 그 사이에 서버를 세팅합니다.

서버 세팅. 여기서부터가 지옥이었다.

* * *
고시원 방. 저녁. 노트북 화면에 검은 터미널 창. 빨간 에러 메시지가 여러 줄 떠 있다. 남자가 머리를 쥐고 있다.

터미널. 검은 화면에 흰 글씨. 명령어를 치면 결과가 나왔다. 그래픽이 없었다. 버튼이 없었다. 전부 텍스트.

단말기가 명령어를 보냈다. 진호가 복사해서 붙여넣었다.

첫 번째 명령어. 성공.

두 번째. 성공.

세 번째.

빨간 글자. Error.

박진호
"뭐가 에러야."
◈ AI TEAM LEADER nginx 설정 파일 문법 오류입니다. 수정합니다.

수정된 명령어가 왔다. 붙여넣었다.

또 에러.

다시 수정. 붙여넣기. 에러. 수정. 붙여넣기. 에러.

다섯 번째에서 멈췄다.

박진호
"이거 맞는 거야? 계속 에러만 나오는데."
◈ AI TEAM LEADER 정상입니다. 서버 세팅은 원래 이렇습니다. 에러를 하나씩 해결하는 것이 세팅하는 것입니다.

에러를 해결하는 게 세팅이라고. 진호는 웃었다. 기가 막혀서.

그런데 —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사업도 그랬다. 계획대로 되는 법이 없었다. 문제가 터지고, 해결하고, 또 터지고, 또 해결하고. 15년 동안 그랬다.

벽돌이 무거우면 벽돌만 생각했다. 에러가 나오면 에러만 해결했다. 같았다.

다시 붙여넣었다.

* * *

밤 11시.

에러 17개. 해결한 에러 17개. 새로 생긴 에러 3개.

합계 20개. 그 중 17개 해결. 진행률 85%.

3개가 남았다. SSL 인증서. 이게 안 되면 브라우저에 '안전하지 않은 사이트'가 뜬다고 했다. 자물쇠 모양이 안 나온다고.

박진호
"SSL이 뭔데."
◈ AI TEAM LEADER 사이트를 암호화하는 인증서입니다. 없으면 브라우저가 경고를 띄웁니다. 무료 인증서를 설치합니다.

무료. 좋은 단어였다. 명령어가 왔다. 붙여넣었다.

에러.

DNS가 아직 전파되지 않아서 인증서 발급이 안 된다고 했다. 기다려야 한다고.

박진호
"기다리래."

기다렸다. 30분. 다시 시도. 에러. 1시간. 다시. 에러.

새벽 1시에 — 됐다.

SSL 인증서 설치 완료.

브라우저를 열었다. 주소창에 도메인을 쳤다.

로딩.

1초. 2초.

노트북 화면. 어두운 배경의 웹사이트가 떠 있다. 상단에 로고 텍스트. 아래에 메뉴. 아직 내용은 비어 있지만, 사이트가 열려 있다.

떴다.

어두운 배경. 흰 글씨. 아직 내용은 비어 있었다. 로고 텍스트 하나, 메뉴 세 개 — 음악, 소설, 소개.

빈 사이트였다. 아무 내용도 없는 껍데기.

그런데 — 떴다.

인터넷에. 전 세계에서 접속 가능한 주소에. 진호의 도메인으로.

서초동 사무실에서 글로벌트레이드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었을 때가 떠올랐다. IT팀 3명이 2주 걸렸다. 외주 비용 800만 원. 회의 8번. 수정 12번.

오늘은 혼자, 고시원에서, AI와 함께, 하루 만에 만들었다. 에러 20개를 때려잡으면서.

박진호
"..."

노트북 화면을 봤다. 빈 사이트. 아무것도 없는 페이지.

그런데 웃음이 났다. 처음으로 — 진짜 웃음이 났다.

조회수 0짜리 유튜브 채널과, 내용 없는 홈페이지.

아무것도 아니었다. 세상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3일 전에는 이것조차 없었다.

◈ AI TEAM LEADER Day 5 완료. 에러 해결: 20건 홈페이지 상태: 온라인 CEO, 404 에러를 아십니까?
박진호
"404?"
◈ AI TEAM LEADER 페이지를 찾을 수 없을 때 나오는 코드입니다. 오늘까지 CEO의 인생은 404였습니다. 페이지가 없었습니다. 오늘, 페이지가 생겼습니다. 더 이상 404가 아닙니다.

기계가 비유를 했다. AI가 비유를.

진호는 화면을 내려다봤다. 1초. 2초.

박진호
"...그건 좀 오글거리는데."
◈ AI TEAM LEADER 기록해 두겠습니다. CEO는 오글거리는 표현을 싫어합니다.

진호가 웃었다. 소리 내서.

기계가 학습했다. 오글거리는 걸 싫어한다고. 기록해 두겠다고.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3초. 5초. 한참을 웃었다.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소리 내서 웃었다. 제대로.

노트북을 닫았다.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소설을 쓴다.

아니, 내일은 스마트스토어를 한다. 수익이 먼저다.

사업가의 머리가 돌아가고 있었다. 음악은 씨앗이고, 홈페이지는 땅이다. 하지만 돈은 — 스마트스토어에서 먼저 나올 수 있다.

순서를 바꿨다. 모델 C를 앞으로 끌어왔다.

CEO가 방향을 정하면, AI는 실행한다.

방향을 정했다.

EPISODE 10
제10화
고시원 방. 낮. 노트북 화면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센터가 열려 있다. 남자가 턱을 괴고 화면을 보고 있다.

Day 10.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등록이 완료됐다. 간이과세자. 업태: 전자상거래. 종목: 소매.

판매자 센터에 로그인했다. 하얀 화면. 상품 등록 0건. 주문 0건. 매출 0원.

또 0이었다. 익숙했다.

박진호
"뭘 팔지."
◈ AI TEAM LEADER 미션 #001 카운트다운: 480:00:00 CEO의 영업력은 76입니다. B2B 수출입 15년. 상품 소싱과 판매 전략은 CEO의 핵심 역량입니다. 질문: 이전에 다루셨던 상품군은 무엇입니까?
박진호
"수출입이었어. 전자부품, 산업용 자재. B2B."
◈ AI TEAM LEADER B2B 경험을 B2C로 전환합니다. 소비자 직접 판매에서 중요한 것: 1. 수요가 있는 상품 2. 경쟁이 과하지 않은 카테고리 3. 상품 페이지의 품질 3번이 핵심입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페이지가 좋으면 팔립니다. 페이지가 나쁘면 안 팔립니다. 여기에 CEO의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합니다.
박진호
"자동화? 뭘 자동화해."
◈ AI TEAM LEADER 상품 상세 페이지를 자동으로 생성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는 상세 페이지를 수작업으로 만듭니다. 디자이너에게 외주를 주거나, 포토샵으로 직접 만듭니다. 이 과정을 AI로 자동화하면: ▶ 경쟁자의 페이지 구조를 분석 ▶ 같은 상품의 최적 레이아웃 생성 ▶ 텍스트 자동 작성 ▶ HTML 상세 페이지 출력 수작업 3시간 → 자동 10분.

진호의 눈이 바뀌었다. 사업가의 눈이었다.

수작업 3시간을 10분으로. 30배. 이건 — 알고 있는 영역이었다. 글로벌트레이드에서 통관 서류 자동화를 했다. 수작업 이틀이 반나절로 줄었다. 그때 매출이 30% 올랐다.

원리는 같았다.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면 시간이 남고, 시간이 남으면 규모를 키울 수 있다.

박진호
"경쟁자 페이지를 분석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 AI TEAM LEADER CEO가 판매할 상품을 정하면, 같은 상품을 파는 경쟁자 페이지를 수집합니다. 그 중 매출 상위 페이지의 구조를 분석합니다. ▶ 이미지 배치 순서 ▶ 텍스트 구성 (강조점, 혜택, 스펙) ▶ 고객 후기 활용 방식 ▶ 가격 포지셔닝 이 패턴을 기반으로 CEO의 상품에 최적화된 페이지를 생성합니다. 핵심: 경쟁자의 HTML을 기반으로 텍스트만 바꾸면 됩니다. 검증된 구조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검증된 구조를 가져온다.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15년 동안 해온 방식이었다. 성공한 경쟁사를 벤치마크하고, 구조를 분석하고, 자기 상품에 적용한다. 새로 발명하는 게 아니라 잘 되는 걸 가져와서 쓰는 거다.

차이가 있다면 — 이제 그걸 사람이 아니라 AI가 한다는 것.

박진호
"상품부터 정해야지. 뭘 팔면 돼."
◈ AI TEAM LEADER CEO의 기존 경험과 현재 자본을 고려한 추천입니다. 재고 부담 없는 상품: ▶ 위탁 판매 (도매처에서 직배송) ▶ CEO는 판매와 마케팅만 담당 추천 카테고리: ▶ 생활용품 (전기 액세서리, 조명) ▶ 검색량 대비 경쟁 강도 낮은 영역

위탁 판매. 재고를 안 가져도 된다. 주문이 들어오면 도매처에서 고객에게 직접 보낸다. 진호는 페이지만 만들면 된다.

자본금 0으로 시작 가능. 리스크 0. AI팀장이 처음에 말한 것과 같았다.

* * *
고시원 방. 밤. 노트북 화면이 두 개로 나뉘어져 있다. 왼쪽에 경쟁자 상품 페이지, 오른쪽에 코드가 보인다.

도매처를 찾았다. 단말기가 알려준 도매 사이트 3곳을 돌았다. 전기 액세서리 — 콘센트 커버, 멀티탭 정리함, LED 조명 스위치.

마진을 계산했다. 도매가 8,000원. 스마트스토어 판매가 15,900원. 배송비 도매처 부담. 수수료 빼면 마진 약 6,000원.

6,000원. 크지 않았다. 하지만 — 100개 팔면 60만 원. 300개 팔면 180만 원.

문제는 팔리냐는 거였다. 같은 상품을 파는 판매자가 수십 명이었다. 상품은 같다. 가격도 비슷하다. 차이는 — 상세 페이지.

박진호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 지금."
◈ AI TEAM LEADER 착수합니다. Step 1: 경쟁자 상위 3개 페이지 분석 Step 2: 페이지 구조 패턴 추출 Step 3: CEO 상품에 적용한 HTML 생성 예상 소요 시간: 2시간

단말기가 작업을 시작했다. 화면에 데이터가 올라왔다. 경쟁자 A — 월 매출 추정 1,200만 원. 상세 페이지 구조: 대표 이미지 → 혜택 3줄 → 스펙표 → 사용 후기 → 배송 안내.

경쟁자 B — 월 매출 추정 800만 원. 구조가 달랐다. 사용 장면 이미지 먼저 → 문제 제기 → 해결책으로서의 상품 → 구매 유도.

진호는 두 구조를 비교했다. 사업가의 눈으로.

박진호
"B가 낫네. 문제를 먼저 보여주고 해결책으로 상품을 제시하는 구조. 영업의 기본이야."
◈ AI TEAM LEADER 동의합니다. B의 구조를 기반으로 생성합니다.

진호가 놀란 건 — AI가 '동의합니다'라고 한 게 아니었다. 자기가 영업의 기본을 말하자 AI가 바로 반영한 거였다.

CEO가 방향을 정하면 AI가 실행한다. 처음에 한 말 그대로였다.

* * *

2시간 후.

상세 페이지가 나왔다. HTML 파일. 브라우저에서 열어봤다.

노트북 화면. 깔끔한 상품 상세 페이지. 사용 장면 이미지, 특징 설명, 스펙표, 구매 유도 문구가 보인다.

깔끔했다. 이미지 배치가 자연스러웠고, 텍스트가 읽기 편했다. 경쟁자 B의 구조를 따랐지만 텍스트는 전부 진호의 상품에 맞게 바뀌어 있었다.

디자이너 외주 비용 30만 원짜리를 — 2시간 만에 AI가 만들었다.

박진호
"이걸 그대로 등록하면 되는 거야?"
◈ AI TEAM LEADER 그렇습니다. 스마트스토어 상품 등록 페이지에서 상세 설명란에 HTML로 입력합니다. 등록하시겠습니까?

진호는 판매자 센터를 열었다. 상품 등록. 상품명, 가격, 카테고리를 입력했다. 상세 설명란에 AI가 만든 HTML을 붙여넣었다.

미리보기. 화면에 상세 페이지가 표시됐다. 깔끔했다.

등록 버튼.

눌렀다.

'상품이 등록되었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나온다. 누군가가 검색하면, 진호의 상품이 뜬다. 클릭하면 AI가 만든 상세 페이지가 보인다. 구매 버튼을 누르면 — 돈이 들어온다.

이론적으로는.

현실적으로는 — 검색 순위가 바닥이었다. 신규 상품. 판매 이력 없음. 리뷰 없음. 상위 노출될 리가 없었다.

박진호
"등록은 했는데. 검색해도 안 나올 텐데."
◈ AI TEAM LEADER 맞습니다. 신규 상품은 검색 순위가 낮습니다. 해결 방법: 1. 상품 수를 늘린다 (노출 확률 증가) 2. 광고를 태운다 (비용 발생) 3. 키워드를 최적화한다 (무료) 1번과 3번을 동시에 실행합니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상품 페이지를 대량 생성합니다. 1개가 아니라 20개. 20개가 아니라 50개. 그 중 하나만 걸리면 됩니다.

1개가 아니라 50개.

진호는 계산했다. 수작업으로 상세 페이지 1개 만드는 데 3시간이면, 50개는 150시간. 한 달 꼬박.

AI 자동화로 1개에 10분이면, 50개는 약 8시간. 하루.

150시간 vs 8시간. 이게 자동화의 힘이었다.

글로벌트레이드에서 배운 것이 있었다. 사업은 확률 게임이다. 한 방을 노리는 게 아니라, 확률을 높이는 거다. 상품 50개를 올리면 그중 하나는 걸린다. 걸린 것을 밀어넣으면 매출이 된다.

박진호
"50개 만들어."
◈ AI TEAM LEADER 착수합니다. * * *

Day 14. 자정.

상품 47개 등록 완료.

10일 동안 진호가 한 일: 도매처에서 상품을 고르고, AI에게 카테고리와 타겟을 알려주고, 생성된 페이지를 검토하고, 등록 버튼을 눌렀다.

AI가 한 일: 경쟁자 분석, HTML 생성, 키워드 최적화, 상품 설명 작성.

47개 중 검색에 노출되기 시작한 상품 — 6개. 클릭이 발생한 상품 — 2개.

구매 — 0건.

아직 0이었다.

단말기를 봤다.

◈ AI TEAM LEADER Day 14 완료. 미션 #001 카운트다운: 384:00:00 진행 상황: ✅ 유튜브 채널: 영상 12개 업로드 ✅ 홈페이지: 온라인 (소설 2화 게시) ✅ 스마트스토어: 상품 47개 등록 매출: 0원 남은 시간: 16일 CEO, 씨앗은 심었습니다. 이제 기다리는 것도 전략입니다.

기다리는 것도 전략.

진호는 천장을 봤다. 14일 전과 같은 천장이었다. 누런 물때. 가로등 빛.

그런데 14일 전과 달랐다. 그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은 — 유튜브에 12곡, 홈페이지에 소설 2화, 스마트스토어에 상품 47개가 있었다.

전부 0이었다. 조회수 0, 방문자 0, 매출 0.

하지만 존재했다. 인터넷 어딘가에 진호가 만든 것들이 존재했다. 24시간 동안 진호가 자는 사이에도 누군가가 볼 수 있었다. 클릭할 수 있었다. 살 수 있었다.

벽돌은 진호가 나르는 동안만 움직였다. 진호가 멈추면 벽돌도 멈췄다.

이건 달랐다. 진호가 자는 동안에도 — 일하고 있었다.

씨앗은 심었다.

16일이 남았다.

제10화 끝

제11화에 계속